뭔가 요즘, 노래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떠들고 싶어져서
이렇게 앨범 수록곡 전체를 한 자리에서 몇 마디 떠들어볼까 합니다.
사실 노래 하나하나마다 가사 쓰고 파트 대충 정리한 글이 12곡 전부 비공개로 있는데,
아직 정리가 안 되서 공개로 돌리질 못하고 있네요;;

밑에서부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음악의 음자도, 노래의 노자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녀석의 주절부림이니까,
'이런 생각을 하는 애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넘겨주세요.

1번트랙부터 처음부터 다시 쭈욱 들으면서 지금까지 듣고 느낀 생각들을 써내려가 봅니다.


1. Moonlight night ~月夜の晩だよ~
오페라풍? 테크노디스코풍? 복고춤이 튀어나올 듯한? 그런 리듬이었습니다.
인트로, 아우트로는 여러 소음 같은 소리들이 섞여있는 느낌이 들어 마음에 안 들었구요.
살짝 스산한 분위기가 깔리면서도 재밌는 가사와 리듬이 이 노래를 개그노래로 만들어 버리네요.

A멜로 B멜로 사이의 오페라 풍의 멜로디와 후렴 마지막의 let's dance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사는 '얘들아 밤 새 놀아제껴보자!!!!' 하는 내용인데,
다 필요없고 '민나 고랑요 와타시노 세쿠시 단스오(다들 봐 내 섹시 댄스를)' 만 귓속에서 메아리칩니다 ~ㅁ_ㅁ~


2. 気まぐれプリンセス
A멜로에서 기계를 써서 애들 목소리를 바꾼 것과
A멜로와 B멜로 사이의 갭이 커서 노래가 끊긴 느낌이 드는게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2절 끝나고 흐르는 간주는 지금도 PV에서의 센터카메가 떠올라 살짝 전율이 흐릅니다.
그리고 마지막 후렴에서는 1,2절의 후렴에서 조금 바꿔 만든 점과,
가키상 부분에서의 강한 사운드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더랬죠.
노래 초반에서 느낀 불만을 2절 후렴~노래 끝에서 말끔히 해소시켜준,
그리고 안무와 함께 보면 전율이 이는 그런 노래...


3. 元気ピカッピカッ
제목(피캇피캇/반짝반짝) 그대로구나! 하고 외칠만큼 톡톡 튀는 인트로.
가사도 노래도 분위기도 전부, 웃으며 부를 수 있는 노래입니다.
1,2절 후렴에서의 유니존 조합이 굉장히 마음에 드네요. 특히 후렴 시작의 '게응↗키' 부분 매력적.
간주에서의 바이올린은 살짝 의외였네요. 조금 더 팍팍 튀는 사운드를 집어넣을 줄 알았는데.
마지막 후렴에서의 두 명이서 부르는 부분은 조금 붕 뜬 느낌이 들어 별로였네요.
멤버들의 솔로보다는 2명 정도의 조합과 유니존이 대부분인 노래입니다.


4. 涙ッチ
굉장히 독특한 구성의 노래입니다.
A멜로는 아메노 후라나이~ 처럼 잔잔한 발라드처럼 시작되더니,
B멜로에서 살짝 텐션 업, 그리고 후렴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확 치고 나갑니다.
A멜로와 B멜로의 길이가 짧아서 후렴에서의 갑작스런 텐션업이 더욱 갑작스럽게 들리고, 사람 마음을 위로 쳐올립니다.
그리고 다시 2절의 시작에선 잔잔하게. 후렴에서 순간 화악 달아오르기 때문에 조금은 얼떨떨함이 느껴지기도 해요.

가사 또한 이 노래 흐름에 맞춰 처음엔 우는 사람을 위로(잔잔하게)하면서,
그리고 앞을 향해 나아가자(강렬하게)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2절이 끝나고, 후렴에서 일순간 달아오른 심장을 쥐어터지게 만드는 가키상의 고함소리와 함께 랩이 강하게 들어갑니다.
여기서 정말 놀랐네요. 듣는 사람이 진정할 틈도 주지 않고 이렇게 분위기를 끌어올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사람의 텐션을, 그리고 분위기를 위로 띄우는데 정말 강한 노래입니다.
마치 스팀팩 두 번은 연달아 쓴 기분이군요.

그래서인지 맨 마지막은 진정하라고 아주 잔잔한 멜로디로 끝이 납니다.
(이렇게나 흥분시켜놓고 진정하라는게 말이 되냐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솔로파트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대부분이 유니존, 적어도 둘 이상이서 부르고 있습니다.
그게 더 후렴에서 텐션업을 할 때 임팩트가 느껴져서 좋았구요.


5. 女が目立って なぜイケナイ
지금은 익숙해졌지만, 처음에 들었을 땐 인트로에 별의별 소리들이 뒤섞여서 좀 혼란스러웠습니다.
팡팡 튀는 소리들 속에서 쫘악 흘러나가는 통기타 느낌의 소리가 정말 매력적으로 들리더군요.
들어올락말락 하는 듯한 불규칙적인 드럼소리도 좋았구요. (불규칙한건지 잘 안들리는건지;)
특히 후렴 끝나고 후루루루루룽 꽝꽝꽝! 하는 세 번의 리듬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인트로부터 많은 소리들의 뒤섞임, A멜로에 들어서서도 강렬한 비트고,
드럼은 뒤에서 계속 우당탕탕 쿠다다다다다 와당당 꽝광꼬아 거리는데,
마치 노래에 기분좋게 얻어터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약간은 아쉽지만 마지막 후렴을 1,2절 후렴과 차별을 거의 두지 않은 점이 조금은 아쉽네요.
화려함을 테마로 잡은 노래인 만큼, 마지막 후렴에서는 더 난장판으로 날뛰었다면 멋졌을지도.


6. 大きい瞳
6기 노래다. 이것 만으로도 상당한 기대를 했었던 노래죠.
오랜만에(?) 후렴을 인트로에 박아넣었구요.

전체적으로 6기 3명의 보컬에는 만족하지 못한 노래였습니다.
사유는 아얘 기계로 목소리를 만져 버려서 불만이었구요.
카메랑 레이나는 너무 기합이 들어갔다고 해야 하나, 조금 표현방법이 오버였던거 같아요.
그래도 인트로에서의 레이나 솔로는 정말 멋있었습니다.

조금은 애절하지만, 학창시절의 순수한 짝사랑, 첫 눈에 반한 사랑을 귀엽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약간만 귀여운 분위기가 느껴지게끔 노래를 만들어 줬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가사도 어린 아이의 순수한, 안절부절 못하는 짝사랑인데 조금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의 분위기가 느껴져요.
노래 분위기와 3명의 보컬 표현, 그리고 가사가 뭔가 어우러지질 않습니다.
그리고 쀠융쀠융 전자음 싫어요.


7. あの日に戻りたい
5기 노래. 시작부터 쫘악 밑으로 깔리는 잔잔한 분위기, 애절함 분위기 최고조.
두 사람 다 보컬 면에서는 불만이 전혀 없네요.
문득 가키상의 弱虫 1절이 떠올랐습니다. 이 분위기에 이 템포가 가키상에게 잘 어울려요.

인트로, 아우트로에 끼어 있는 우잉-우잉- 하는 게 거슬렸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후렴에서 가키상 파트에서, 아니 적어도 다캉/가키상이 같이 부르는 파트에서
조금은 변화를 줘서 한 명 정도는 '소리쳐줬으면' 했었는데, 별 다른 변화 없이 그대로 잔잔하게 가네요.
1절과 2절에서 받은 꽉 막힌 답답한 마음 그대로 재미없게 끝이 납니다.
그리고 마지막 후렴 끝에 밝은 멜로디는 대체 뭔지.... 좋았던 노래의 오점으로 느꼈구요.


8. なんちゃって恋愛
'80장 산 이 노래가 (앨범 곡 중에) 제일 좋아! 인트로가 아름다워. 많이 사서 그런거라 태클걸지 말아줘;
레이나쨩하고 17번 악수했다! 나한테 100장 부탁하지는 말아줘'
레이나 블로그에 이런 코멘트가 달렸을 정도로 프로모가 난리도 아니었던 40번째 싱글 난챳테렝아이.
저도 이번 앨범 노래들 중에서 이 노래가 제일 좋습니다 ㅁ_ㅁㅎㅎ

A멜로와 B멜로 사이의 레이나 파트는 (레이나가 약간 낮은 목소리로 부르는 것 포함해서) 지금 들어도 매력적이군요.
특히 2절에선 가사도 입에서 살살 굴러가는게 정말 좋았습니다.

비트는 빠르지만 음 차이가 크지 않은, 잔잔하게 흘러가는 멜로디입니다.
그래서 후렴같은 경우에는 자칫 빨리말하는 것 처럼 심심하게 들릴 수도 있었을텐데, 다들 그런 실수는 범하지 않네요.

이 노래는 대부분이 솔로파트입니다. 유니존을 강조했던 이번 앨범의 새로운 단체곡들과 반대 성향이죠.
이번 앨범 새로운 단체곡의 유니존을 듣다가 이 노래의 유니존을 들으니 조금 별로네요.
이번 앨범에서의 유니존 조합은 정말 최고인 것 같습니다.


9. 大阪 美味しいねん
8기 노래. 완전한 개그노래입니다.
미츠이의 관서(오사카)와 쥰링의 음식사랑(구루메)이 섞인, 8기 캐릭터성이 짙게 깔린 노래입니다.
제가 이런 개그 스타일의 노래를 좋아하질 않아서요; 뭐라 감상을 들기 힘듭니다;

그래도 여기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는게 바로 링링.
단순하게 노래만 봤을 땐 마음에 들지 않는 노래지만,
링링이 자기 파트에서 자기 나름의 창법으로 노래에 듣는 재미를 넣어주고 있습니다.
미츠이와 쥰쥰은 그냥 평소 자기들 부르듯이 부르고 있네요. 링링처럼 조금 장난스러운 보이스로 불렀으면 좋았을것을.
링링은 정말 마음껏 자기 보컬을 뽐냅니다. 모닝구무스메 단체곡에서는 절대 이런 식으로 못 부르니까요.
언제 한 번 링링 메인으로 해가지고 노래 하나 나와야 할텐데....


10. Loving you forever
제 마음속 이번 앨범 최고의 노래, 모닝구무스메 근 몇 년을 돌아봤을 때 최고의 노래,
가 되었을 뻔 한 노래입니다. 정말 이 노래 때문에 이번 앨범 자체가 싫어질 정도로 아쉽고 안타깝고 열받는 노래입니다.

딴딴딴 피아노 소리와 함께 시작해서 바이올린 소리와 함께 맑은 봄날 느낌이 확 나게 시작합니다.
노래 전반적으로 이 분위기 그대로, 잔잔하고 밝은 멜로디 쭈욱 이어집니다. 피아노 소리 정말 좋습니다.

그리고 A멜로에서 레이나가 말도 안 나올 정도로 멋지게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지금까지 팬질하면서 이렇게나 레이나 노랫소리에 감동한 적 처음이었습니다. 지금까지중 최고로 뽑겠습니다.
그 노래 분위기 그대로 이어집니다. 맑은 하늘 봄에 들판에 피크닉 나왔습니다.
옆에 같이 있는 남자친구가 좋아 죽겠습니다. 평생 좋아할 거라 밤하늘에 맹세까지도 합니다.
이렇게 따스한 노래입니다.

그런데 후렴에서 이게 뭐지!?
가키상까지는 OK입니다. 목소리는 비록 굵지만 따스하게, 부드럽게 불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링링이 그 다음 분위기를 확 깼습니다.
가키상처럼 따스한 느낌이라도 들게 살살 불러줬으면 모를까 성악하듯이 불렀습니다.
따스한 분위기 낼 줄 알면서 왜 이런 식으로 불렀을까요..
2절에서의 미츠이는 어디로 꾸겨들어가는 느낌이 들었고, 쥰쥰도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멀었고.
이렇게 신나게 8기에 대해 불평을 했지만, 마지막 후렴에서의 레이나도 그저 그렇게 불러서 불만이구요.

노래 멜로디는 정말 좋은데, 끝내주게 좋은데, 미치도록 좋은데, 분위기도 완전 내 취향인데,
보컬이 마음에 안 들어서 노래를 듣기 싫어진 건 처음인 거 같습니다.
위에는 후렴만 썼지만, A멜로 빼고 다 마음에 안 들어요 사실.

이 마음에 드는 악곡을 보컬 때문에 듣기 싫어졌다는 것에 안타까우면서도 짜증이 나네요.
마치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그 여자는 엄친아 남자친구가 있는,
그림의 떡, 먹을 수 없는 조기를 보고 있는 그런 기분?


11. しょうがない 夢追い人
개인적으로는 '모닝구무스메가 보컬 면에서 성장'한 노래로 보고 있습니다.
그만큼 보컬 면에서 굉장히 듣기 좋았던 노래입니다.
그래서 40싱글보다는 39싱글에 더 가치를 두는 편입니다.
정말 제대로 만들어진 노래라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이것은 이번 앨범의 신곡에서는 느끼지 못한 것이기도 합니다.


12. 雨の降らない星では愛せないだろう?(중국어 Ver.)
바뀐 인트로, 그래서 링링 말마따나 다른 곡인가 했죠.
이 노래도 정말 좋습니다. 하나의 완성된 노래란 느낌이 강합니다.
단순히 음악만 가지고 봤을 땐 모닝구무스메 노래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넣고 싶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다섯 손가락은 좀 오버였네요 ㅁ-ㅁ;;)

아쉬운 점은 가사가 풀 중국어라는 점...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ㅁ_ㅁ;;;

A멜로를 쥰링이 솔로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역시 마지막 후렴 말고 다른 부분을 전부 합창하는 것 보다는 A멜로 정도는 솔로로 불러 주는게 훨씬 마음에 드는군요.
쥰쥰도, 링링도, 이렇게 잘 부르는데, 후렴에서의 쥰쥰 정말 듣기 좋은데, A멜로 링링은 아얘 그냥 예술인데,
어째서 Loving you forever에서는 그렇게 불렀을까 ㅠㅠㅠㅠ
이 노래를 들으면 정말 쥰링이 실력이 부족해서 파트를 못 받는게 아니란 걸 노래 듣는 내내 느낄 수 있어요.
언어적인 측면도 있겠죠. 쥰링이 지금 회화는 그럭저럭 하는 수준이지만 발음이나 그런건 아직 차이가 많이 나구요.
아직은 노래하는데 있어서 일본어는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중국어로 부를 때에 훨씬 보컬이 좋아요.
아마 일본어로 불렀으면 A멜로 쥰쥰 파트에서 여러 부분에서 탁탁 끊겼을 거란 생각ㅇ ㅣ듭니다.
45싱글이 나오기 전에, 쥰링이 메인이 된 노래가 나오길 바랍니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뒤로 갈 수록 흥분해서 주저리 주저리 길게도 썼네요;;



총평을 쓰자면,
기존에 있었던 싱글곡과 아메노 후라나이~는 다시 들어도 물리지 않고 듣기 좋은 노래들입니다.
이중에서 40싱글과 42싱글 타이틀은 아직도 mp3에 넣고 다닙니다.
(39싱글은 템포가 좀 떨어지는지라 안 넣은거고 아메노 후라나이~는 중국어라서 뺐어요;)

하지만 이번 앨범 신곡들, mp3에 넣어 듣고 다니고 싶다는 생각은 드는 노래가,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Moonlight night이나 8기 노래 같은 장난스런 노래는 개인적으로 싫어하구요.

겡키피캇은 처음에 들을 땐 좋았는데 조금 들으니 금방 질렸고;
나미닷치는 갑작스러운 텐션업이 콘서트장에선 촤고일 거 같은데 듣기에는 별로였습니다.
6기 노래는 곡이랑 가사랑 보컬이랑 따로노는 기분이 들었구요;
5기 노래는 좋았습니다. 보컬 완성도도 높고. 하지만 위에 썼듯이 마지막 정도엔 소리좀 쳐 주지,
계속 답답한 분위기라 듣는 제 마음도 답답해지네요.
마지막으로 Loving you forever.....
정말 마음에 드는 악곡인데 보컬이 마음에 안 들어서 노래가 듣기 싫어졌다는 점에서 안타까우면서도 짜증이 납니다;;

줄이자면, 이번 앨범의 신곡들은 전부 콘서트에서는 어찌저찌 분위기가 올라가겠지만,
하나의 노래로 생각했을 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곡들 뿐. (Loving you forever는 좀 예외)

Posted by 엘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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